예쁘다는 감정에 대하여 고민하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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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12. 15.
어느 오후, 창문 너머로 비치는 햇살은 부드럽게 사물의 경계를 감싸고 있었다. 유리잔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이며 아름다움을 발할 때, 문득 ‘예쁘다’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겼다. 예쁘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우리는 왜 어떤 대상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감정을 예쁘다는 단어로 표현할까?
어린 시절을 떠올려본다. 주변 어른들은 종종 나에게 "참 예쁘다"라고 말했다. 그 말 속에는 순수한 칭찬과 애정이 담겨 있었겠지만, 돌이켜보면 예쁘다는 말은 내 외모만을 가리키는 듯했다. 나는 곧잘 예쁨이라는 기준 안에 나를 맞추려 애썼다. 어른들이 기대하는 예쁨의 모습, 친구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예쁨의 기준 속에 나를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모든 시간이 진정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예쁨이라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떤 사람의 예쁨은 그의 웃음 속에서, 그의 따뜻한 말투와 진심 어린 태도 속에서 느껴질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 햇빛과 바람의 조화 속에서 예뻐 보이는 것처럼, 사람의 예쁨도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우리는 왜 그렇게 예쁨에 집착할까? 혹은 왜 예쁨에 대한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할까? 특히 자신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정말 예쁘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서도, 스스로에게는 그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으로 정해진 예쁨의 기준이 너무나 명확해서,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스스로를 부정하게 되는 것일까?
햇살이 조금 더 기울어질 즈음, 나는 깨닫는다. 예쁘다는 감정은 사실 굉장히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예쁜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것일 수 있다. 결국 예쁘다는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시선 속에 담긴 감정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예쁘다는 말은 단순히 상대를 칭찬하는 표현을 넘어, 그 순간 내가 어떤 감정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 같은 것이다.
오늘 오후, 예쁨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보낸 덕분에 나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본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의 결, 길가에 흩날리는 낙엽, 그리고 창문에 비친 내 모습.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예쁘다. 이 순간만큼은 그 감정을 솔직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나 자신에게도 말해본다. "예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